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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의협][임승관]저소득층 갈아 넣은 '로켓배송' 특수

작성자 : 관리자 2020.06.23

쿠팡 부천물류센터 노동자 수천 명 가운데 대부분이 일용직· 계약직이다. 세상은 '쿠팡맨'만을 기억하지만 '로켓배송'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일용직과 계약직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다.

전미영씨(45·가명)는 코로나19 확진자다.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4월28일부터 5월25일까지 일했다. 5월26일 새벽,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받았다. 그날 확진되었다. 전씨의 남편과 딸도 다음 날인 5월27일 나란히 확진되었다. 남편은 급성호흡부전과 심정지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전씨와 그의 딸은 입원 중이어서 남편이 이송되는 것도 보지 못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140명을 넘어섰다.

전씨가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일하게 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적지 않다. 남편이 다니던 중소기업이 코로나19로 어려워졌다. 남편은 일을 그만두었고, 설상가상으로 시아버지가 의료사고를 당했다. 남편은 백방으로 다니며 증거를 모았고, 취업준비생인 딸은 2월 예정이던 대학 졸업이 코로나 때문에 밀렸다. 전씨가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에서 쿠팡 부천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발견했다. 4월28일, 3개월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전씨가 일한 쿠팡 부천물류센터는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곳이다. 영하 18℃의 냉동창고, 영상 1℃의 냉장창고, 영상 10℃의 상온창고로 분류된다. 전씨는 냉장창고에서 포장업무를 담당했다. 쌀·김치·우유·과일 등 상품을 박스에 담고 송장을 붙여 레일에 태워 보낸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전씨의 동료들은 수천 명에 달한다. 전씨가 수행하는 포장 외에도, 상품을 납품업체로부터 받아 창고에 진열하고, 진열대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찾아 포장인력에게 가져다주며, 포장된 상품을 지게차 등으로 옮겨 배송지역으로 내보내는 업무 등이 노동자들에게 배분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이 일용직·계약직이다. 쿠팡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물류센터 운영) 소속이다. 세상은 쿠팡의 자체 배송인력 ‘쿠팡맨’(역시 쿠팡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 소속.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구성된다)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로켓배송’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일용직과 계약직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다.

이번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천물류센터의 코로나19 전수검사 대상 종사자 5008명의 구성을 보면 정규직 98명, 계약직 984명, 일용직 2886명(감염 의심 기간에 일한 모든 종사자를 합산한 수치) 등이다. 계약직 전씨는 노동자들의 구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업 망한 분, 코로나 때문에 직장을 잃었거나 갑자기 무급휴직을 당한 분, 용돈 벌려고 온 젊은 사람…. 대체로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어 삶의 최전선에 있는 분들이 마지막으로 몰리는 곳 같다. 여긴 아무 조건 없이 받아주니까.”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9000원대 시급을 받으며 밥 먹는 1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8시간을 쉬지 않고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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