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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의협][정형준]누가 생명 투기를 부추기는가?

작성자 : 관리자 2023.12.15

오늘부터 매달 세 번째 금요일에 '현 시기의 병적 징후들'을 한 해 동안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관점에서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집필해 주신 정형준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


최근 환자 보호자의 질문에 깜짝 놀랐다. 뇌경색 환자에게 ‘줄기세포 패치’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패치는 미국, 일본에서는 허가를 받았는데 한국은 아직 미승인이지만 효과가 입증되었으니 써 보라는 주변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궁금증에 ‘줄기세포 패치’를 검색했다. 다양한 결과가 나왔다. 심장조직 재생에 쓰려고 연구 중인 과제가 있었고, 상용화 된 것은 대부분 피부 미용과 관련된 것이었다.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이 성장 인자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패치를 붙이면 노화된 피부 조직이 재생된다는 식의 설명이 덧붙여졌다. 실제로 ‘재생’, ‘항노화(안티에이징)’가 피부, 성형 분야에서 범람한 지는 오래됐다. ‘줄기세포 화장품’ 광고는 누구나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피부미용 분야의 과장된 광고보다 앞서 이야기한 환자들에게 가짜 의료가 공급된다는 점이다.

뇌경색으로 인한 신경 손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지 않을 환자나 보호자는 거의 없다. 현대 의학으로 치료할 길이 없는 말기 암 환자나 희귀 난치병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종 요법, 자연 요법에 빠지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의 심정을 악용하는 세력들, 가짜 약과 가짜 의료를 부추기는 세력들에 대해 현대에는 국가가 나서서 이를 검증하고 규제한다. 그래서 허가 제도와 임상시험이 있고, 이를 검증하는 전문가 학회와 평가제도가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들은 법률에 명시되어 있으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의료연구원, 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등 기구도 독립적이고 상호견제 원칙하에 운영된다.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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