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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의협][홍종원]하야시 선생님의 일은 ‘외로움 돌보기’

작성자 : 관리자 2020.08.08

[토요판] 남의 집 드나드는 닥터 홍

⑦ 일본에서 남의 집 간 이야기

 

방문진료를 가고 있는 하야시 선생님 등 일본 의사들. 홍종원 제공

방문진료를 가고 있는 하야시 선생님 등 일본 의사들. 홍종원 제공

 

 

“이분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외롭다는 것이에요.”

 

일본의 방문진료 의사인 하야시 선생님이 집을 나서며 이렇게 말하자 나도 답했다.

 

“한국도 똑같아요. 혼자 사는 어르신을 만나면 외롭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에요.”

 

살다 보니 타국에서 남의 집을 드나든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얼마 전인 올해 1월 일본의 방문진료를 배우고자 도쿄 시내에 위치한 방문진료 전문 의원을 찾았다. 처음 방문 때 간담회만 진행했기에 제대로 배우고자 방문진료 참관을 요청하였고 따라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몇주 뒤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본의 방문진료 선구자들은 고맙게도 나를 한국의 선구자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방문한 집은 지난해 남편과 사별한 할머니 댁이었다. 경증 치매, 고혈압 등을 앓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할머니는 하야시 선생님이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권했지만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없어서 결국 고립을 택한다고 했다. 속으로 정기적으로 전화드리고 방문하는 방문의사의 존재가 얼마나 큰 역할일지 생각했다. 할머니의 말을 진심으로 듣는 하야시 선생님도 자신의 일이 할머니의 경우처럼 ‘애도를 돌보는 것’이라고 했다. 할머니 같은 분들은 반려자의 죽음 이후의 시간을 홀로 견뎌야 한다. 고령자에게 애도의 시간은 평생의 추억을 정리하는 더딘 과정이다. 하야시 선생님은 그것을 이해하고 활동을 강요하기보다는 충분히 마음을 정리하시길 기다리고 또 함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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