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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의협][김동은][주목! 이 사람]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법에 있는 건강권 여전히 무관심”

작성자 : 관리자 2020.06.26

올 상반기 대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선 대구시의 미흡한 대처로 시끄러웠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줄어든 뒤에는 지자체 지원금 부정수급으로 논란이 됐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48)는 대구에 쓴소리를 보탠 의사 중 한 명이다. 그는 대구시 늑장 행정을 줄곧 지적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는데도 선제적으로 병상 확보 등 준비에 나서지 않아 혼란을 자초했다. 그는 대구시의 ‘상업 의료’ 중심 의료정책도 비판했다.

대구에서 자란 김 교수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2년을 다녔다. 그러다 다시 대구로 돌아와 의대에 입학했다. 김 교수는 “대구에서 소신 있는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의사를 전문직이라고 한다면, 대구에서 드러나지 않는 분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저서 <당신이 나의 백신입니다>를 냈다. 책에는 코로나19가 대구에서 확산됐을 당시 이야기와 의사로서 경험과 고민 등이 담겼다. 김 교수는 “예전부터 수차례 출판 제의를 고사했는데, 더 이상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두 달 정도 잠을 줄여가며 정리해 썼다”고 했다.

책 목차에는 그의 관심사가 드러난다. 인권·노동·이주노동자·장애·편견·차별 등이 목차에 반복해 등장한다. 김 교수는 “쪽방촌에 거주하는 분들이나 장애인 건강권 문제는 당사자들보다 의료 현장에 가는 의사들이 문제 제기를 해야 공론화되는 게 현실”이라며 “누군가는 잘난 척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를 하려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 시절 교외 활동도 여럿 했다. 그는 의대 생활 6년 동안 매주 목요일 보육원에 갔다. 당시만 해도 교통이 불편해 학교에서 보육원까지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이 걸렸다. 밤 7시부터 2시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토요일에는 대구의 빈곤층이 많은 지역으로 가 교수들의 진료도 도왔다. 요즘에도 토요일 진료는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대학 시절 건강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던 것 같다. 건강권은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인데 상대적으로 사회가 여전히 무관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사를 제외한 의료계 종사자들이 겪는 부당한 처우에도 발언을 아끼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간호사다. 김 교수는 “간호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과거 간호원에서 간호사로 명칭을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간호사의 역할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간호사를 단순히 의사 지시에 따르는 의료인이 아닌 하나의 전문직으로 보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의료 인문학, 의 철학, 의료 윤리학 교육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는 사람(의사)과 사람(환자)의 관계에서 시작하는데, 현재 의대 커리큘럼에는 인문학·사회과학 수업이 매우 적다”며 “인문학 수업과 더불어 내과·외과 임상 외에도 건강 불평등을 겪어볼 수 있는 현장 체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_id=202006261529141#csidx14efa03fe9961c6857036f91f3980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