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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의협][정형준]“텐트 앞 수백명 검사줄에 숨이 턱”…과로에 우울증까지

작성자 : 관리자 2020.06.19

[코로나 2차 유행 ‘경고음’, 최전선 공공의료 긴급진단]

①공공병원이 1차 저지선

공공기관 의료진들 번아웃

선별진료소 하루 350명 몰리기도
“의사 충원 수차례 요구했지만…
시간외수당 1만4천원, 누가 올까”

공공의료 인력, 민간병원의 10.9%
“간호사가 병실청소까지 하는 형편”  

고된 노동에 퇴사 늘어나는 ‘악순환​ 

 

연일 30도 안팎의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오전 근무를 마친 뒤 방호복을 벗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30도 안팎의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오전 근무를 마친 뒤 방호복을 벗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죽음의 공포를 여러 차례 느꼈어요. 도망치고 싶은데 환자를 두고 갈 수 없으니까….” 

 

수도권의 한 보건소에서 의사로 일했던 김예진(가명)씨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퇴사를 결심했다. 잠을 자도 기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시시때때로 눈물이 나왔다. 몸과 마음이 소진된 탓이다. 지난 2월 중순부터 김씨는 하루도 편히 쉬지 못했다. 보건소 관할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땐,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환자를 검사했다. 국외 입국자 검사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해 주말에도 보건소에서 대기했다. 김씨는 “D등급 방호복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수백명의 환자가 뱀이 똬리를 틀듯 선별진료소 텐트 앞에 서 있을 때면 숨이 턱 하고 막혔다”고 털어놓았다.

 

선별진료소에 하루 350명이 몰린 날도 있었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의사는 5명이었는데, 선별진료소 텐트 2개 중 하나는 막내 의사인 김씨의 몫이었다. 김씨는 “의사를 충원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시간외수당 1만4천원을 받고 근무할 의사를 구하긴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보건소 의사의 월급은 평소에도 일반 의사의 3분의 2에도 못 미친다. 김씨는 4월 초에 과로로 입원한 뒤에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시·군·구 보건소에는 김씨와 같은 일반의사와 공중보건의 등이 근무한다. 보건소도 지방의료원, 국립대병원과 마찬가지로 공공보건의료법상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국 보건소 256곳에서 일하는 의사는 788명에 이른다. 인구 6만5800여명에 1명꼴이다.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 어느덧 넉 달이 지났다. 환자 치료에 앞장선 공공보건의료기관마다 김씨처럼 ‘번아웃’(탈진)에 빠진 의료진이 적지 않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지난 11일 발표한 ‘1차 경기도 코로나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한 의료진과 현장 대응팀 1112명 가운데 62.9%가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 상태’라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트라우마 스트레스’ 문항에는 16.3%가 ‘즉각 도움(정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중 경기도의료원과 성남시의료원 등 공공병원 의료진이 43.6%로, 소속기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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