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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의협][홍종원] 번동에 웃음의 ‘홀씨’를 퍼뜨린 ‘다섯 어벤져스’

작성자 : 관리자 17:13:40

【헤리의 눈】 열악한 마을을 바꾸는 젊은 지역활동가들

강북구 번동에 모인 청년 마을활동가 5명
활기와 즐거움이 증발한 듯한 곳에서 시작
장애인, 치매 노인 집 찾아가는 동네 의사
청소년이 꿈 계속 펼치게 돕는 음악 선생님
보람과 수익이 선순환하도록 협동조합 설립도
같이 살 부딪히며 심신이 건강해지는 동네로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 역에 내려 마을버스 강북 06번을 타고 가다 보면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가파른 경사의 골목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면 강북구 번동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겨울엔 길이 얼고, 여름엔 폭염을 피할 수 없어 가혹한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경험해야 하는 번동에는 유독 홀몸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가구가 많다. 번동의 노인 인구는 19%다. 주민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노인인 셈이다. 이 중에서도 25%가 홀몸노인이다. 장애인 인구 역시 8%로 전국 평균 5%를 넘는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도 8%로 전국 평균인 3%를 훌쩍 넘는다. 서울에서도 가장 열악한 주거 지역으로 알려진 이곳에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 활기를 만들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강북구 번동과 삼양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들. 왼쪽부터 박진우, 황명진, 홍종원, 승민지, 박철우씨

강북구 번동과 삼양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청년활동가들. 왼쪽부터 박진우, 황명진, 홍종원, 승민지, 박철우씨


“서울에서 이런 동네는 처음이야”

 

 

청년들이 느낀 번동의 첫인상이었다. 이 동네는 활기와 즐거움이 증발한 듯한 곳이었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이들은 홀몸노인이나 장애가 있는 주민 한명 한명의 집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가 의외로 하모니카를 잘 부시는 것을 알아챈 뒤, 기꺼이 하모니카 공연의 관객이 됐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워 밖에 나올 수 없는 어르신의 휠체어를 번쩍 들어 올려 산책 동무가 되기도 했다. 때로는 작은 마을 축제를 기획해 주민들을 초대했다. 누가 시켜서도, 월급을 받는 일도 아닌 일들을 청년들은 왜 시작하게 됐을까. 번동과 삼양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동네 청년활동가 5명을 만나봤다.

 

 

동네 의사인 홍종원(32) 건강의집의원 원장의 주업은 주민들을 만나는 일이다. 의료활동이 부업이다. 그는 ‘아무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누군가는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2013년 이곳에 왔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처럼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일도 또 하나의 치료”라고 그는 말한다. ‘건강의집’으로 이름 지은 마을 사랑방을 만들어 주민 교류의 마당으로 만들었다. 함께 김치를 담그고, 마을 소모임을 꾸리기도 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건강의집의원’을 개소해 장애인 가정을 직접 찾았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으로 방문진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왕진 진료 활성화를 위한 시범 사업이 시작된 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가정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그가 방문한 집은 100여 가구. 부업이었던 동네 의사 일은 이제 주업이 됐고, 병원에 가기 어려운 주민들을 주기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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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26252.html#csidxce5bc1252ed89c88d4946efdd333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