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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의협][ 노태맹 ] “돈과 효율성 맹신 벗어나야 ‘존엄한 죽음’ 가능하겠죠”

작성자 : 관리자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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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원장실에서 만난 노태맹 시인.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게 고통 없는 죽음 아니냐고 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요양병원 환자들에게) 죽음의 순간은 그리 괴롭지 않아요. 나이 들면 깊이 생각하기도 힘들어요. 사고가 희미해지죠. 대부분 돌아가실 때 스르르 가십니다.” 요양병원에는 장례식장도 있다. 책의 한 대목이다. “내가 주치의를 맡다가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식장에 갈 때, 고운 얼굴의 영정 사진을 보며 이분이 내가 아는 그분이 맞나, 의아할 때가 많다. 너무 다른 얼굴을 가진 사람, 너무 고운 사람이 사진 속에 있기 때문이다.” 강성만 선임기자

 

 

노태맹 시인은 의사다. 2006년부터 경북 성주의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13년 동안 사망진단서를 700장 정도 썼어요. 그만큼의 죽음을 지켜보았죠. 3분의 1 정도는 가족이 지켜보지 않은 죽음이었어요.” 그는 최근 낸 에세이집 <굿바이,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한티재)에서 “죽음은 이해할 수도 완성할 수도 없다”고 썼다.

지난 11일 병원에서 만난 그에게 ‘13년이 지나 죽음에 대해 달라진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길을 가다 노인을 보면 친절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또 있어요. 귀신이 나타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 같아요.” 책은 요양병원에서 겪고 느낀 이야기이다. 병원에서 만나는 쓸쓸한 늙음과 죽음에 대해 반복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낸다. “저렇게 떠나는 게 맞는가, 그런 생각이죠. 손님이 집에 올 때도 집 앞까지 나가 잘 가라고 바이바이 하잖아요. 누군가 같은 인간으로서, 죽음을 맞는 이들에게 잘 가라고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 사회가 잘 가라고 해줘야겠죠.” 그는 병원의 월급쟁이 원장이다. 환자는 180여 명이다. 20%가 치매 환자다. 직원은 의사 다섯을 포함해 70명 가까이 된단다.


“요양병원은 우리 사회의 죽음과 늙음에 대한 태도가 구조화된 곳이죠.” 사회가 죽음에 대해 전보다 더 많은 공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죽음을 숨기죠.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 죽음이 더 공포스러운 이유죠. 예전엔 집 바로 뒤에 무덤이 있었잖아요.” 왜 그렇게 되었을까? “죽음이 돈이 되지 않아서이죠. 죽음은 아름답지 않잖아요. 덮어놓고 치우려고만 합니다. 사회가 돈을 적게 쓰고 효율적인 것만을 추구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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