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OCIATION OF PHYSICIANS FOR HUMANISM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라는 이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천’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천’이다.
초점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7260300065?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
아이들의 아빠는 내게 자신의 양손 손바닥을 펼쳐 보여주었다. 여기저기 붉은 수포가 어지럽게 돋아 있는 손바닥. 엊그제 진료실에서 얘기한 대로 아이들에게 수족구를 옮았나보다. 연달아 수족구에 걸려서 힘들어했던 아이들이 겨우 좋아진 후, 그 아이들의 아빠가 인후통이 심하다고 진료실에 왔었다. 나는 감기일 수도 있지만, 수족구일 수도 있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이틀 후 손바닥에 돋은 붉은 수포로 수족구가 확진되었다.
수족구의 원인 바이러스가 콕사키바이러스에서 엔테로바이러스로 바뀐 후 간혹 수족구에 걸리는 성인들이 있다. 수족구에 걸렸던 성인들이 많지도 않지만, 그 대다수는 아이들의 엄마이거나 어린이집 교사였다. 내 진료실에서 수족구에 걸린 성인 남성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 남성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면역력이 낮아 아이들이 걸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아플 때 많이 돌보셨나봐요. 멋진 아빠시네요.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고열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열심히 돌보던 멋진 아빠로 해석한 것이다. 그 아빠는 치켜올린 나의 엄지손가락을 보며 쑥스럽게 웃으면서 진료실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