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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의협][전진한]병원은 코로나 걸린 정신질환자를 거부했다

작성자 : 관리자 2021.01.16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와 회원들이 2021년 1월6일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앞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신아재활원의 코호트 격리 중단과 긴급분산 조치 결정을 촉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박승화 기자 

 

‘몸무게 42㎏, 폐쇄병동 생활 20년.’

 

2020년 2월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처음 사망한 ㄱ씨(당시 63살)를 설명하는 말이다.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정신병동(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나온 것은 상징적이다. 환기가 안 되는 ‘폐쇄성’, 여러 명이 한 병실에서 생활하는 ‘과밀함’, 침상이 없는 ‘비위생’, ㄱ씨가 사망 직전까지 머물렀던 공간은 감염병 시대의 대책과 모든 면에서 어긋났다. 이 모든 상황이 맞물린 청도대남병원에선 정신질환자 104명 중 102명이 확진됐다. 사회로부터 격리된 채 밀집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집단감염되는 출발점이다.

 

2020년 11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은 1·2차 때와 달리 감염병이 누구를 목표 대상으로 삼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교정시설, 장애인시설, 정신병원 등 한국 사회에서 인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격리시설에 거주하는 수용인이다. 본래 교정과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감염병을 통해 배제와 격리, 고립, 방치라는 격리시설의 본질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인권활동가들은 “한국 사회에 잠복한, 불평등과 차별이라는 문제를 바이러스가 드러내 보여줄 뿐”이라고 말한다.

 

청도대남병원 이후 밀집·밀접·밀폐를 일컫는 ‘3밀 공간’의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했지만, 정부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라는 원천 봉쇄 말고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코호트 격리를 한 곳 가운데 이른바 n차 감염이 일어나지 않은 곳이 없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1193명(2021년 1월14일 기준), 장애인거주시설에서 247명(1월12일 기준)이 확진되고, 전체 사망자 1027명 중 정신질환자가 408명(1월6일 기준)에 이른다. 코호트 격리를 21세기 한국 정부가 집단감염 사태에서 취한 조처 가운데 최악이라 하는 이유다.

 

지금이라도 죽음을 복기해야 한다. 기억하지 않은 잘못은 반복의 형태로 복수를 감행하는 까닭이다. ‘코로나19 시대 격리시설 보고서’를 시작한다._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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