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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언문] 지금 바로 택배노동자들 연이은 죽음의 고리를 끊읍시다

작성자 : 관리자 2020.10.21

 


 

[사회각계 대표자 긴급 공동선언문]

 

지금 바로 택배노동자들 연이은 죽음의 고리를 끊읍시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12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코로나 방역 성공신화에 빛나는 2020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매우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는 구조적 타살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택배노동자들은 주 평균 71시간이 넘는 살인적 노동시간을 감내하며 일하고 있는데 그 핵심적 요인은 재벌 택배사들이 택배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분류작업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택배노동자들은 하루 노동시간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분류작업에 할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택배노동자들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추석 이전부터 과로사의 근본 원인인 장시간 노동을 단축시키는 방안으로 분류작업 별도인력 투입을 요구하였습니다. 재벌택배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바로 시행 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현시기 일자리 부족 상황을 극복하는데도 꽤 도움이 되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벌택배사들은 분류작업에 추가인력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눈가림 이행에 그쳤을 뿐이고, 실제로는 거짓, 꼼수로 일관하며 택배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에 내몰리는 구조적 상황을 그대로 유지시키면서 문제해결을 사실상 외면했습니다. 재벌택배사들은 추석 전 2,067명의 분류작업 인력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정부를 통해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4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의 추가인력만을 투입하였습니다. 그마저도 노동조합이 있는 터미널에만 투입하였습니다. 10월에 과로사로 돌아가신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택배노동자분들의 작업현장에 분류작업 추가인력 투입이 없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재벌택배사는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과로사에 충격을 받고 안타까워하고 있는 국민들과 정부를 기만했습니다. 또한 단 한 번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았고, 또 유족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CJ대한통운은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대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진택배는 고인의 평상시 업무량이 타 택배기사보다 적었으며, 또 지병으로 사망한 것이어서 과로사가 아니라는 등 고인의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왜곡하였습니다. 천인공노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당국도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노동부장관은 지난 8월 재벌택배사들과 함께 택배종사자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공동선언의 내용에는 심야배송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 지난 917일 노동부가 국토부와 함께 발표한 추석기간 택배종사자 보호조치 보도자료에도 버젓이 공동선언을 첨부하여 심야배송이 안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매일매일 점검하고 노동부는 현장지도를 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그러나 이는 보여주기식 쑈에 불과하였을 뿐, 실제 현실은 너무 달랐습니다. 1012일 돌아가신 한진택배 김모 택배노동자의 경우 계속적인 심야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고인이 남긴 카톡메시지에서 새벽 430, 새벽 2시 등 새벽 시간에 업무가 종료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정부당국이 그리고 재벌택배사들이 국민들과 택배노동자들에게 약속한대로 심야배송이 중단되었더라면, 택배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을 예방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지금 당장 분류노동에 별도인력을 투입하고 노동시간을 적정 수준으로 단축하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에 처해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또 누가 과로사할지 알 수 없는 매우 위태위태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시도 늦출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특단의 대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일하다 과로사하는 택배노동자들이 발생하는 구조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됩니다. 재벌택배사들의 입에 발린 거짓 약속에만 매달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당국이 이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해 책임있게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코로나시대 전 국민이 택배 이용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국민들이 이용자로서 실질적 당사자이기도 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모두 함께 나서 사회적 감시를 조직하고 과로사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합시다. 그래서 기필코 이 참혹한 죽음의 사슬을 끊어 냅시다.

 

이에 사회각계 대표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하나. 재벌택배사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분류인력 별도투입과 노동시간 단축조치를 즉각 실시하라!

하나, 정부는 실효성 있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즉각 시행하라!

하나. 택배이용자들이 함께 나서 사회적 감시를 위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합시다!

 

20201021

 

<공동선언 참여자 137>

<시민사회계> 50

곽호남(진보대학생넷 대표), 권영길(전 민주노동당 대표), 권오헌(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김서중(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김식(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 김양희(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김옥임(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유진(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김인봉(안양군포의왕 친환경급식시민행동 대표), 김재연(진보당 상임대표), 김재하(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대위원장), 김제선(한국사회혁신가넷 공동대표), 김중배(MBC사장), 김진숙(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 김태완(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단병호(평등사회노동교육원 이사장), 민만기(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박계현(중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 센터장), 박석운(한국진보연대 대표), 박정은(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진도(국민총행복포럼 이사장), 박흥식(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백선기(전 부천시민연합 이사장), 성미선(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성해용(6월민주포럼 대표), 신미희(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신지혜(기본소득당 대표),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윤정숙(녹색연합 대표),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수호(전태일재단 이사장), 이시재(전 환경운동연합 대표), 이원보(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이윤배(전 흥사단 이사장), 이찬진(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임종대(전 참여연대 대표), 장강자(참여연대 공동대표), 장남수(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장이정수(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장현예(팔당생명살림생협 이사장), 전덕용(사월혁명회 상임의장), 정종성(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 조순덕(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의장), 최순영(전 국회의원), 최열(환경재단 이사장), 최영준(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최영찬(빈민해방실천연대 위원장), 최을상(전국빈민연합 의장), 한미경(전국여성연대 대표), 한찬욱(사월혁명회 사무처장), 김태완(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학계> 8

강민석(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상임공동의장), 고철환(성신학원 이사장), 김세균(서울대 명예교수), 김진석(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상임공동의장), 방정균(상지대 교수), 안병옥(호서대 교수), 이창현(국민대 교수), 정대화(상지대 총장)

 

<법조계> 11

고윤덕(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김도형(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김태근(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 김하나(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직장갑질대응팀장), 김호철(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류하경(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대외협력팀장), 백승헌(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이용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정소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조수진(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조지훈(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장)

 

<종교계> 24

가톨릭노동장년회(회장 남명수),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혜찬 위원장, 양한웅 집행위원장),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대표 우정원), 우리신학연구소(소장 이미영), 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대표 곽성근), 천주교 서울대교구(노동사목위원회 박신안 사무국장), 천주교 의정부교구(정의평화위원장 상지종 신부), 천주교인권위원회(운영위원장 좌세준 변호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김영식 신부, 총무 박요환 신부, 사무처장 하춘수 신부, 통일위원장 송년홍 신부, 광주대교구 대표 김선웅 신부, 부산교구 대표 유상우 신부, 서울대교구 대표 이영우 신부, 안동교구 대표 정도영 신부, 전주교구 대표 조민철 신부, 청주교구 대표 권진원 신부, 수원교구 대표 최재철 신부, 수도회 대표 유이규 신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상임대표 김선실, 지도위원 박순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정의평화위원장 최형묵 목사)

 

<보건의료계> 42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김정범 상임대표, 정형준 정책위원장, 전진한 정책국장),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박미란 대표, 신형근 부대표, 윤영철 부대표, 천문호 부대표, 이영주 광주전남지부장, 임영상 울산지부장, 박진희 대전세종충남지부 사무국장, 이동근 사무국장, 유경숙 정책부장, 황해평 새약사새약국사업부장, 김연희 연대사업부장),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전민용 전 대표, 김기현 대표, 박영규 울산대표, 김의동 서울경기대표, 김유성 인천대표, 명신재 광주전남대표, 이준용 전북대표, 조병준 부산대표, 최봉주 대구대표, 김형돈 대전충청대표, 김경일 집행위원, 정석순 집행위원, 문세기 집행위원, 김형성 집행위원), 노동건강연대(이상윤 대표), 녹색병원(임상혁 원장), 원진직업병관리재단(양길승 이사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우석균, 유영진, 이보라 공동대표, 김철주 집행위원장, 최규진 인권위원장), 참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청년한의사회(안중선, 최전돈, 김지민 공동대표, 심희준 연대사업국장, 박주석 학생위원장, 정예원 중앙위원)

 

<문화예술계> 2

임옥상(화백), 임진택(판소리 명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