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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 정부의 공감과 경제 위기

작성자 : 관리자 2008.11.25

정부의 공감과 경제 위기

- 신현정(인의협 공동대표)

공감 혹은 동정심이라는 말이 있다. 남의 어려운 처지를 안타까이 여기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영어로는 empathy 라는 단어로 감정을 타인과 함께 느낀다는 의미를 가지며, 이 개념은 정상적인 정서(감정)를 가진 인간이라면 희로애락, 즉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슷한 개념으로 측은지심이라는 말이 있다. 측은지심은 맹자의 사단설(四端說)에 나오는 말로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측은지심을 가지고 나온다고 맹자는 생각하였다. 맹자는 불쌍히 여김은 어짐(仁)의 극치이고, 군주는 이 어진 마음으로 백성을 불쌍히 여겨 사람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면 왕도정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텔레비전 방송의 “사랑의 리퀘스트”나 수재민 돕기 방송을 통해 난치성 질환 가족의 애닯은 사연이나 안타까운 이재민들의 사연을 보여주고 들려주면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2000원 자동이체 전화번호를 돌리고, 계좌번호를 메모하여 성금을 보내온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이 방송전파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에 공명을 울리며, 동정심이 유발되고 자기 일과 같이 아파하기 때문이다. 또한 멀리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이들의 사연을 보고, 또는 미국에서 집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허리케인 피해지역 주민들의 뉴스를 보고 성금을 보내는 마음 또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동정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공감의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인격장애자 혹은 싸이코패쓰라고 부른다. 싸이코패스형 인간은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대한 무관심과 공격적 성향을 보이며, 감정의 극단적인 황폐함을 특징으로 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이제 전 세계적인 실물경제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 1929년 대공황 이래 최대, 최장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예상이고, 머지않아 대규모 기업도산과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1998년 아이엠에프 구제금융사태 보다 더한 국가적 위기사태가 다가오고 이는 것이다.  한국사회에도 증시폭락과 환율 폭등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물가의 엄청난 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한숨 소리와 중소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통과 신음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 하에서 정부는 무엇을 하는가? 몰락하고 있는 중산층과 서민들의 눈물과 고통을 닦아주고 보듬어 주어야 할 정부와 집권 여당이 촛불 시위자나 잡으러 다니고, 종부세 폐지니 사이버 명예훼손이니 모욕죄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들이 이 정부에 공감을 바랄 수 있을까? 이 정부는 국민들의 고통에 무감각한 인격장애 싸이코패쓰 정부가 될 작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