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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성명] 부자들과 투기꾼들이 아니라 국민들을 구제하라

작성자 : 관리자 2008.10.28

부자들과 투기꾼들이 아니라 국민들을 구제하라
이명박 정부, 국민에게 부담 전담시키는 엉터리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방안 폐기하라.


  올해 건강보험 재정은 누적 흑자가 2조4천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 한해에만 1조 5천억 정도 흑자가 예상된다. 건강보험 30년 역사상 최대의 흑자규모이다. 이처럼 건강보험이 대폭흑자가 된 이유는 작년에 보험료를 대폭 인상해 놓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일부 후퇴시킨 것, 그리고 경제침체의 여파로 국민들이 의료이용을 적게 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아파도 병원가길 참는다는 소리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이 경제 위기 시기에 해야 할 일은 우선 이번 흑자분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모두 씀으로 국민들의 의료이용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일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명박정부가 지금 해야할 일은 국민들이 경제위기시기에 최소한 병이 걸렸을 때 병원을 갈 수는 있도록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다. 그러나 오늘 이명박 정부가 건강보험 정책 심의위원회에 제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은 엉터리이며 국민을 기만하는 안에 불과하다.

  첫째, 정부 안에는 현재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한 흑자분 사용에 대한 방침이 없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재정흑자분을 엉뚱한 데에 쓰려고 하고 있다. 올해 흑자분인 1조 5천억 중 4천4백억-7천억원은 수가인상에 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8,000억원은 건강보험재정이 아닌 국가예산으로 지원해야할 의료수급권자의 의료비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떠넘기는데 쓰려한다고 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말기에 정부는 2종 의료수급권자 일부를 건강보험으로 떠넘긴 적이 있다. 그때 정부는 의료수급권자의 일부를 건강보험 대상자로 넘기더라도 그 의료비는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국가가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한바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제 건강보험 대상자로 넘어갔으니 건강보험 재정으로 해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위기시기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예산을 더 책정하기는커녕 건강보험재정으로 의료수급권자들의 재정을 충당하겠다는 게 정부의 발상이다. 부실건설회사에는 9조원을, 부실은행에는 무려 130조원을 세금에서 주겠다고 하는 이 정부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둘째, 이명박 정부는 건강보험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추가부담을 해야한다고 한다. 정부 보장성 강화방안을 살펴보면,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4개의 안을 제시하고 그 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각 몇 퍼센트의 보험료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안이다. 이것은 마치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조금이라도 올리려면 ‘니네들이 보험료를 더내라’는 식의 협박이상이 아니다. 경제위기시기에 이것이 과연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한 국가의 역할인가. 국민들이 돈 더내고 덜 이용해서 발생된 흑자분을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줄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사회보장 강화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보험료 인상만으로 보장성 강화를 조건화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 방기다.
  이미 우리 국민이 내는 보험료는 계속 증가하여왔다. 그러나 그에 걸맞는 보장성 확대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기준 병실비중을 50%로 유지하여 값비싼 상급병실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내야만 하거나 대학병원에 가면 어쩔 수 없이 부담하는 선택진료비와 같은 비급여 항목이 여전히 환자에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고 있가 때문이다. 또, 정부가 건강보험에 대한 재정지원 약속을 계속 어긴 것도 주요한 이유이며, 이 돈만 해도 수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보험료인상만으로 보장성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식을 당장 버려야 한다.

  세째, 보장성 확대 외에 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의료기관 외래 이용 본인부담액 인상방안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1차 의료기관의 본인부담율을 현재 30%에서 35%로 올려 4천억을 절감하고, 병원은 40%에서 50%로 올리고 종합병원은 50%에서 60%로, 종합전문병원은 50%에서 70%로 올리겠다는 안이다. 그리하여 총 7700억을 절감할 수 있단다. 쉽게 얘기하면 본인부담을 비싸게 하여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국민에게 떠넘겨 재정절감 하겠다는 발상을 하다니, 참으로 어이없다. 세상에 본인부담율이 50% 넘어가는 보험도 보험이라는 말인가? 재정 절감을 하려면 불필요하게 비싼 약제비를 줄이고,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주치의제, 포괄수가제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 국민들의 정당한 의료이용을 억제하여 해결해서는 안된다.

  지금이야말로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에 대한 포괄적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때다. 이제 건강보험의 재정과 보장성에 대한 땜질식의 처방을 반복하는 행태는 그만 두어야한다. 보장성을 조금씩 증가시키는 방안으로는 국민들이 병원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고통을 해결 할 수 없다. 경제위기시기에 구제해야할 것은 돈놀이 은행이나 건설투기꾼들이 아니라 국민들이다. 당장 건강보험에 대한 획기적 예산강화가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엉터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추진방안을 당장 폐기시켜야 한다. 그리고 당장의 재정흑자분 전액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써야 하며, 현재 65% 정도에 불과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90%로 강화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위기에 정부가 해야할 일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일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은 부자들에 대한 감세액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정부가 건설업체에 지원하는 9조원이 넘는 돈이면 건강보험 보장성을 90%가 가능하다. 정부는 국민세금을 투기꾼과 부자들을 구제하는데 쓰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써야한다. 국민들 1%의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뽑는 민주정부라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끝)


2008년 10월 27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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