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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영남대 의료원은 병원 옥상에 갇힌 해고 간호사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작성자 : 관리자 15:18:43

                             영남대 의료원은 병원 옥상에 갇힌 해고 간호사의 목소리에 응답하라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309일 동안 농성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부산에서 대구까지 10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 12 29일 영남대 의료원에 도착했다. 182일째 병원 옥상에서 고공 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 박문진 간호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본인의 건강도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소금꽃 나무’ 김진숙 지도위원은 사람이 살지 못할 데서 긴 시간그것도 추위를 견딘다는 게 몸에 어떤 상흔을 남기는지 잘 알게 돼서 박문진의 고난이 너무 길어지는 게 애가 타’ 1주일을 걸어서 왔다고 했다.

박문진 간호사는 지난 2006년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며 사흘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당시 영남대 의료원은 '노조파괴 컨설팅'으로 악명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계약을 맺은 뒤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노조를 탄압했다.

  영남대 의료원 노조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지난 13년간 해고자 원직 복직과 노조 기획탄압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힘겹게 싸워 왔다급기야 지난 7 1두 명의 노동자가 병원 본관 70m 고공 30cm도 채 되지 않은 난간에 기대어 목숨을 건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여름에 시작한 농성이 겨울을 맞고 6개월 넘게 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영남대 의료원은 책임지는 자세나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지난 6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영남대 의료원 고공 농성장을 방문하여 농성 중인 노동자의 건강을 확인해 왔다여름 한낮의 폭염과 여러 차례 이어진 태풍그리고 겨울 한파를 견뎌오는 과정에서 농성 중인 박문진 간호사의 체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아울러 고공에서 외롭게 싸워오는 과정에서 쌓이기 시작한 심리적인 고통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냉기가 올라오는 콘크리트 바닥 위한 평 남짓한 얇은 천막에서 제대로 된 난방 장치도 없이 엄동설한 칼바람에 맞서고 있어 건강의 급격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엇 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다국민의 건강을 돌보고 생명을 살린다는 병원에서 이러한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런데도 영남대 의료원은 한겨울 병원 옥상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영남대 의료원은 혹한 속 고공 농성 중인 박문진 간호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라.

영남대 의료원은 진정성 있는 해결 의지 갖고 노사관계의 책임 있는 당사자로서 대화에 임하라.

영남대 의료원은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를 원직 복직시키고 노동자들의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

영남대 의료원은 불법적으로 병원노조 탄압을 기획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2019.12.29.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