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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 발표는 신중을 기해야 [녹소연]

작성자 : 관리자 2004.07.06

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 발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2004년 7월6일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각종 암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진단기술의 발달로 조기에 암을 검진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국민이 암의 조기발견에 관심을 가지며 건강진단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암학회(이사장 박찬일)가 지난 6월 `암의 달' 선포에 맞춰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전립선암 등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흔한 7
대 암의 조기검진 가이드라인을 제정․발표했다. 암학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의하
면, 폐암의 조기검진을 위해서는 45세 이상의 고위험군, 20년 이상 장기 흡연자, 폐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흉부 X선 사진과 저선량 흉부전산화단층사진
(CT)을 권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권고사항을 뛰어 넘는 것으로 매우 획기적인 내용이다. 암학회의 발
표대로라면 스무 살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남성은 40세 이상부터 매년 저선량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 진단장비는 주로 1차의료기관이 아니라 큰 병원에 설치되어 있으며 건강보험의 혜
택을 받을 수 없어서 한 번 촬영하는데 15만원(C병원)이라고 한다. 게다가 방사선 노
출은 일반 X선 촬영의 10배에 해당한다.
암 학회의 말대로 "암 조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
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면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우
리 국민이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렇지만 이 검사방법은 우리나라보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미국의 경우에도
공식적으로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많은 연구단체들에 의하면 “증상이 없는 일
반인이나 흡연자를 대상으로 폐암의 선별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
을 취하거나 저선량 CT 촬영검사의 장기적 추적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라는 것이
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미국 암학회도 장기적 추적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의 질병예방위원회는 아직 이 방법에 대해 언급이 없
다.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결핵이 많기 때문에 암이 아니면서 암처럼 나타나는 결절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조기검진을 권하기 위해서는 흔한 질병에 대해서 권해야 하고,
조기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어야 하며, 조기검진이 가능한 검사
방법이 있어야 하고, 정확해야 하며, 그 검사비용이 알맞아야 한다
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등 국내에서 이 검사를 이용한 연구에 의하면 약 800례 검사
에 10-50%에서 비석회화 결절이 발견되었지만 조기폐암은 한 예도 없었다고 한다. 외
국의 유명 학술지(CHEST 2004)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현재까지 저선량 CT검사가 조기
에 폐암을 발견할 수 있으나, 이러한 발견이 폐암 사망률에 미치는 효과는 아직 결론
을 내릴 수 없으며, 발견된 비석회화 결절의 불과 1-2%만이 암으로 입증이 되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고위험군이라고 하더라도 현재까지 폐암 선별검사방법은 없으며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본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밝힌다.
- 대한 암학회는 근거가 불충분하여 선진국에서 공식적인 방법으로 채택하지 못하고
있는 방법을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에게 권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밝히기를 바란다.
- 3차병원인 대형병원의 의료수요를 대량으로 발생시켜 의료이용에 혼란을 가져오고,
막대한 의료비가 예상되는 이러한 중대한 발표에 대해서 보건복지부가 참여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관리감독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많은 건강검진이 상업화되어 근거 없는 검사들이 행해지는
현실을 좌시하지 말고,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건강검진 가이드라인을 제
시하라!

 


문의 : 노은숙 (소비자건강팀장), 조윤미 사무처장 (02-3273-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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