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OCIATION OF PHYSICIANS FOR HUMANISM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라는 이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천’이다.

인의협 소개

홍창의 (인의협 초대이사장)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습니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또한 이 간단한 이야기를 해온 시간의 두께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이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어쩌면 불온한 이야기를 말이죠.
시민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묻은 민주화의 도상에서 우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도 창립되었습니다. 1987년 겨울, 여전도회관에서 187명의 의사들이 모여 인의협의 첫 발자국을 내딛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고대하던 시민들의 열망처럼, 가치를 저울질 할 수 없는 시민의 건강권 역시 더 평등한 사회에서 더 보편적으로 지켜지리라 기대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아픕니다. 어느 곳에서는 노인들이 살아온 시간을 송두리째 뽑아내려 하고 있고, 어느 곳에서는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죽어 가지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죽음 자체가 은폐됩니다.
어느 곳에서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한 순간에 앗아갈 수 있는 위험시설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쌓아 올리고 있고, 어느 곳에서는 여전히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그 문턱을 돈의 장벽만큼 높이려는 시도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해집니다.
우리는 이 아픈 세상에서, 아픔을 보듬는 소명을 가진 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는 소박하지만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이 소수의 의사들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사들의 마음속에 깃든 의업의 근본정신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그동안 인의협은 갈 곳 없는 노숙인, 쪽방촌 사람들, 차가운 아스팔트와 철탑 위의 농성자, 차별받는 이주노동자, 낙도오지의 의료소외계층, 의약품이 부족한 북한 어린이 등 아픔이 깃들 수밖에 없는 곳이라면 힘닿는 한 달려갔습니다. 또한 인권과 온생명의 존엄을 해하고 목숨에 가격을 매기는 비인도적 정책이 고개를 들 때면 어김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안을 제시해왔습니다.

삼십 여년 이어진 이러한 활동들 역시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인의협은 오해와 시련 속에서도 시민의 곁에서 묵묵히 이 명제를 온몸으로 말해왔습니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우리는 부박한 세상으로 인해 아픈 이가 있다면, 부당한 차별로 인해 병든 이가 있다면 그 곁을 지키며 상처를 보듬고 함께 걸어가는 든든한 벗이 되겠습니다.
  • 초대 이사장 홍창의

    1999~2002

    서울의대 소아과 명예교수
    前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
  • 2대 이사장 윤종구

    2002~2008

    서울의대 소아과 명예교수
    前 대한신생아학회 학회장
  • 3대 이사장 심재식

    2008~2014

    서울녹색병원 부원장
  • 4대 이사장 고한석

    2014~2020

    前인제대 서울 백병원
    정형외과 교수
  • 5대 이사장 염석호

    2020~

    염산부인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