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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의협][이상윤]코로나19에 밀려난 ‘일반 응급환자’ 지침은 어디에?

작성자 : 관리자 2020.05.21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 토론회·간담회


고열로 병원 찾았지만 치료 못받아 숨진 17살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 끝내 ‘음성’ 판정
부친 “5분 거리 선별진료소만 안내했어도…”
전문가 “일반환자 위한 의료기관 내 시설 확보 필요”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의료현장 증언을 통한 교훈-2차 확산대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오인되어 제대로 된 치료를 적시에 받지 못해 사망한 정아무개 학생의 아버지(맨 오른쪽)가 아들이 숨진 사망 경위와 의료 대응의 문제점을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의료현장 증언을 통한 교훈-2차 확산대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오인되어 제대로 된 치료를 적시에 받지 못해 사망한 정아무개 학생의 아버지(맨 오른쪽)가 아들이 숨진 사망 경위와 의료 대응의 문제점을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4개월이 넘었다. 정부는 성공적인 방역을 이야기하지만, 코로나19가 아닌 환자 진료 등 ‘2차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한 의료 대응 체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보건·의료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토론회를 열어, 이런 국내 의료 대응체계를 보완할 방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3월18일 목숨을 잃은 정아무개(17)군의 부모가 참석해, 코로나19가 아닌 환자가 겪은 의료 공백 문제를 호소했다. 정군의 가족의 말을 종합하면 정군은 3월12일 오후 7시30분 41도가 넘는 고열 증상으로 경북 경산시 경산중앙병원을 찾았지만, 선별진료소의 문을 닫혀있었다. 이후 응급실을 찾았지만, 항생제와 해열제 처방과 ‘다음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권유만 받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음날인 13일 아침 경산중앙병원을 찾아 폐 엑스레이 촬영과 독감·코로나19 검사 등을 받은 결과 담당 의사로부터 ‘폐에 염증이 군데군데 보인다’는 소견을 들은 뒤 더 강한 약을 처방받고 귀가했다. 이후 계속 40도가 넘는 고열과 호흡곤란에 시달렸지만 ‘코로나19 의심환자’라는 이유로 링거주사를 개인의 자동차 안에서 맞아야 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 없었던 정군의 부모는 경산중앙병원에 연락했고, 의료진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오늘을 넘기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서둘러 대구 영남대병원으로 이동한 뒤 격리실에서 혈액 투석과 에크모(인공 심폐 장치) 치료를 받았지만 18일 목숨을 잃었다. 정군은 코로나19 환자로 의심돼 수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19일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정군의 가족과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정군이 처음 병원을 찾은 12일부터 목숨을 잃은 18일까지 ‘의료공백’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정군의 아버지는 이날 토론회 전 간담회에서 “당시 경산중앙병원에서 5분 거리인 밤 10시까지 하는 다른 병원의 선별진료소를 소개했어야 했는데, 다음날 병원으로 오라고 해서 골든타임을 다 놓쳤다”며 “코로나19가 아닌 일반 응급환자 지침이 없어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상윤 건강과대안 책임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정군의 사례는 호흡기나 발열 증상으로 온 환자가 코로나19 유행 시기 확진되기 전까지 어떤 의료기관에도 갈 수 없었던 상황으로 발생한 아픈 사고”라며 “당시 지역사회 선별진료소는 24시간 운영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가 대유행했던 지역이나 공공병원밖에 의료자원이 없는 외지는 호흡기나 발열증상 환자, 출산을 앞둔 임신부 등을 받을 수 없다”며 국민안심병원을 포함한 지역사회 의료기관 내 치료를 위한 공간과 시설 확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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