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성명/논평언론과인의협
성명/논평

 
내용없음 제  목 | [성명] 국민안전 위협하는 규제완화, 신의료기술평가 생략 조처 반대한다
내용없음 작성자 | 관리자
내용없음 작성일자 | 14-11-28 16:50
내용없음 조회수 | 5,039  
   인의협_성명_신의료기술평가_간소화_입법예고_대한_성명_20141128.hwp (32.0K) [6] DATE : 2014-11-28 16:50:44

 

 

 

[성명] 국민안전 위협하는 규제완화, 신의료기술평가 생략 조처 반대한다

-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안전과 관계되는 규제완화는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던가 -


 

정부는 지난 25일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를 무효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조치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새로운 의료기기를 사용한 의료행위에 대해서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고 요양급여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7년 도입된 신의료기술평가는 근거-기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의료행위의 안전성, 유효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생략하여 무분별한 의료기술을 의료 현장에 도입하려는 조치에 반대한다. 이 같은 조치는 원격의료기기 개발업체를 비롯한 산업체와 재벌의 이익을 위해 의료인의 전문가적 판단을 배제하여 의료의 신뢰성을 바닥에 떨어뜨리게 한다.

 

1. 신의료기술평가 생략은 의료행위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단을 배제하는 조치다.

정부는 의료기기에 대한 식약처 품목허가 과정에서의 임상시험 결과만을 바탕으로 이를 의료 현장에 도입하는 것을 허가하려 한다.

그러나 식약처의 품목허가 과정과 의료법상 신의료기술평가는 엄연히 다르다. 식약처 품목허가는 의료기기 제조사가 제출하는 임상연구 자료만을 바탕으로 의료기기에 대한 물리적 안전성과 임상시험에서의 단기적 유효성만을 평가하는 반면, 신의료기술평가는 장기간 연구된 기존 문헌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의료행위의 부작용, 합병증, 사망 등의 결과지표를 분석하고 의료결과의 향상, 진단검사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임상진료 전반의 평가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법적으로 식약처 품목허가가 80일 소요되는 반면, 신의료기술평가는 1년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위원회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보건의료분야 전문가 20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전문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전문평가위원회에 현재 내과학 계열학회 184, 외과학 계열학회 154, ·외과계 외 계열학회 112인을 포함한 전문의료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하는 것은 의료행위 평가에 대한 의료인의 판단을 배제하는 조치이자 행정 독재로 의료행위 도입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시도이다.

 

2. 안전성과 효과성이 증명되지 않은 의료기술의 도입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효과성 판단을 축소하는 것은 국민의료비를 폭등시킬 뿐 아니라 의사-환자 간 신뢰를 훼손시키게 된다. 신의료기술평가는 기술 간 비교평가를 통해 비용대비 효과가 큰 의료기술만을 사용하도록 하여 근거중심의 보편적 의료제공을 하도록 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다면 효과는 없거나 적은 기술에 국민들은 비싼 비용을 지불하게 되며, 잘못된 의료광고 등으로 인해 의료이용이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

또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의료사고 발생을 높여 의사 환자관계에 치명적 손상을 가져온다. 게다가 의사들로 하여금 신의료기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충분한 판단 근거를 제공하지 않은 채 환자를 진료토록 하는 것은 의료인의 전문적 양심에 대한 매우 심각한 침해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기존의 의료기술도 재평가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어 한국의 현재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보다 더 엄격한 의료기술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신의료기술평가과정을 아예 생략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이 생략된다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이 무분별하게 유입될 것은 최근 6년간의 결과를 봐도 불보듯 뻔하다. 신의료기술평가가 시행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 신청 1349건의 의료기술 중 694건은 아예 평가대상이 아니라고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620건도 471건만이 신의료기술로 인정을 받았다. 즉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51.4%를 애초에 제외할 수 있었고 평가과정에서도 24.1%의 기술을 제외하여 아직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한 기술이 진료현장에 도입되어 일으킬 문제를 차단하였다.

앞으로 의료기기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가 사실상 폐기된다면 지금까지는 평가과정에서 걸러지던 위험한 의료기기들이 임상현장에서 쓰여지게 된다. 국민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를 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다짐은 거짓말이었던 말인가.

 

3. 이번 조치는 또한 원격의료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지원정책이다.

정부가 의료의 합리성을 무시하며 이렇듯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결국 원격의료 도입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4월 신의료기술평가 제외 대상을 확대하여 체외진단검사기기의 상당수를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2월 정부가 내놓은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에서 인체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용 제품(혈당측정기, 뇨화학 분석기 등), 원격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심사방법 간소화를 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체외진단검사기기는 원격의료 도입으로 이익을 내려는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의 경우 이미 다양한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식약처로부터 받아내고 있다. ‘혈액검사용 기기’, ‘카드형 혈압계’, ‘내장기능 검사용 기기’, ‘휴대용 의료영상전송장치SW' 등은 모두 스마트폰 등 이동장치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격의료기기이다. 이들 재벌 기업은 원격의료허용과 의료기기허가 규제철폐를 통해 하루 속히 떼돈을 벌기만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기업이 이러한 장비들을 도입하면 환자로 하여금 직접 간이검사를 하도록 해 안전하지도 않고 효과도 없는 검사과잉 상태를 손쉽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마구잡이로 전송·유통되어 유출될 각종 생체정보를 비롯한 개인질병정보들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한 평가 없이 조속히 이런 의료기기들을 의료현장에 투입하려는 의도는 명확하다.

바로 원격의료를 이용해 단순히 화상상담 수준을 넘어 진단, 검사, 정보저장 및 처방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사실상 재벌중심의 의료체계로 한국 의료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을 통해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침해하고 있으며, 의료인의 전문적 양심마저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는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공공적 사회보장제도이지 산업발전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의료를 산업으로 판단하는 순간 환자와 의사 모두 자본에 종속되어 소외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신의료기술평가 폐기조치는 그 중 가장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규제완화책이다.

정부는 의료 현장을 위험으로 몰고갈 이번 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의료인의 양심과 사명을 걸고 신의료기술평가 폐기 조치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014. 11. 28.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