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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없음 제  목 | [논평] GOP 총기사고는 군의 부실한 응급의료 및 건강관리 체계가 낳은 비극이다.
내용없음 작성자 | 관리자
내용없음 작성일자 | 14-07-06 12:18
내용없음 조회수 | 5,324  

[논평] GOP 총기 사고는 군의 부실한 응급의료 및 건강관리 체계가 낳은 비극이다

 

- 군부대 내 총기사고와 자살을 줄일 수 있는 전문적이고 포괄적인 의료체계를 요구한다 -

 

지난달 2122사단 GOP에서 임모 병장이 동료 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소총을 발사해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비극이 일어났다. 세월호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맞이한 젊은이들의 죽음에 우리는 매우 큰 슬픔을 느끼며 희생된 병사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 이번 사고는 부실한 군 의료체계와 억압적인 병영문화, 그리고 이른바 군대 내 부적응자에 대한 군 당국의 잘못된 시선과 대응이 빚어낸 참사이다. 그런데도 황진하 국방위원장 후보자 등 일각에서는 게임 중독 등을 운운하고 가해자의 개인적 문제로 몰아가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어린 생명들을 앗아간 비극을 자초한 정부로부터 여전히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반성과 노력의 자세를 발견할 수 없음에 우리는 참담한 심정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인권과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인 군 장병들의 열악한 복무 환경와 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정부는 부실한 응급 의료 후송 체계로 인하여 골든타임을 허비했고 이것이 부상자들을 사망으로 몰아갔다. 근거리에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의료기관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응급 시 환자를 후송하기 위한 헬기를 자체적으로 보유하지 못해 무려 4시간이 지체되었다. 지난 해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는 군 의료관리체계에 대한 인권상황 실태조사보고서를 통해서 군대 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의료인과 장비 부족, 의무대·군병원과의 물리적 접근성 저하로 장병들이 응급 상황에 신속한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전방 GOP 대대에서 대대 의무대까지의 이동시간이 구급차로도 2시간이 소요되며 육군 전방 GP의 경우 군의관 없이 의무병만, GOP의 경우 군의관 한 명이 여러 GOP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치료 지연과 사망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군부대는 이번과 같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응급을 요하는 의료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따라서 정부는 마땅히 군부대 내 의료진을 확충하고 적절한 응급의료체계를 시급히 구축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황당하게도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이다. 원격의료는 이와 같은 응급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안전성과 효과성이 검증된 바 없는 기술이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기업의 돈벌이를 위하여 군 장병들을 마루타 삼아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군 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건 발생에 동료 병사들뿐만 아니라 군 간부까지 가담한 집단 따돌림이 배경에 있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군대라는 폐쇄적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고립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이다. 이와 전혀 무관한 장병들까지 이 사건으로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비극일 뿐이다. 억압적 군대 내 문화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 군복무 부적응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병사의 51.3%, 부적응 병사의 77.7%가 사적인 명령, 언어 및 신체적 폭력, 따돌림, 성희롱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12년 후속 보고서에서도 전체 병사의 55.5%, 부적응 병사의 63.1%내가 아닌 군대 때문에 군 생활이 힘들다고 응답했다. 반면 전체 병사의 58.8%는 인권 교육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실은 2010년 이후 총기 사고가 무려 19, 자살 사고가 4일에 1명꼴에 이르는 등의 군대 내 각종 사고 및 자살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관심병사가 전체 장병의 무려 20%이며 자살 시도 경험자 등을 포함하여 특별관리 대상에 해당하는 A급 관심병사만 해도 17000여명으로 전군의 3.6%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이는 억압적 병영문화 외에도 군 입대 외에 다른 선택지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국가의 강제적 징집제가 낳은 폐해다. 또한 한부모 가정이나 경제적 빈곤자가 B, 동성애자가 C급 관심병사로 분류되는 등 기준자체도 매우 자의적으로 설정되어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가 부실한 인성검사와 상담을 통하여 이뤄지고 있으며 결정의 주체가 전문적 상담 인력이 아닌 군 지휘관이라는 사실 역시 심각한 문제다.

 

임병장은 입대 후 인성검사에서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되고도 그린캠프 등에 입소하거나 별도의 상담조차 받지 못했다. 사실상 현역복무 부적합 대상자였던 임병장을 군 당국이 방치한 것이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군 복부 부적응 병사의 45.5%가 병영생활 전문상담관과 상담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21.6%가 무슨 제도인지조차 모른다고 응답했다. 또한 78.2%가 복무 부적응으로 인한 전역제도에 대한 교육을 받았던 경험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관심병사로 선별된 병사들은 상태가 호전되도록 보호와 상담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2차 피해를 입는 경우가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는 한편 정신과 전문의 및 임상 심리사 등 전문 의료인력을 충원하여 실질적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군에 입대한 장병들은 국가로부터 강제로 징집되어 오랜 시간 사회로부터 격리된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조차 소홀하다면 정부는 진정으로 자격이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부실하기 짝이 없는 군부대 내 응급의료체계를 적절히 구축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하며, 군 장병들의 포괄적 건강관리를 위한 전문적 의료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또한 군 장병들의 인권이 폭넓게 보호되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하여 양심적 병역 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들을 포괄한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201476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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